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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효현
종중의 재산인 임야 등 토지를 종중회장, 이사, 총무 등 종중임원들이 종중총회 결의 없이 또는 다른 종중원들 몰래 제3자에게 팔아 그 매매대금을 착복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실제 종중은 소수의 종중 임원들이 실권을 쥐고 있고, 나머지 종중원들은 종중재산 등에 거의 관심을 갖지 않고 있는 점을 악용하는 것이다. 이처럼 종중총회 결의 없이 종중재산을 처분한 행위는 무효다. 처분한 재산을 찾아오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먼저 대법원은 "종중소유 재산은 종중원의 총유에 속하는 것이므로 그 관리 및 처분에 관해 먼저 종중규약에 정하는 바가 있으면 이에 따라야 하고, 그 점에 관한 종중규약이 없으면 종중총회 결의에 의해야 하므로 비록 종중대표자에 의한 종중재산의 처분이더라도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한 행위는 무효"라고 본다.(대판 2005다31033)이처럼 종중총회 결의 없는 종중재산처분(매매)은 무효다. 종중이 매수인(전매인 포함)을 상대로 원인무효를 이유로 이전등기말소 소송을 제기해 찾아올 수 있다.그런데 종중임원이 공모해 처분했다면 종중이 나서지 않을 것이므로 종중원들이 나서서 팔아버린 토지를 되찾아 올 방법이 없을까.이에 대해 대법원은 종중재산은 총유재산인데 총유재산에 관한 소송은 비법인사단인 종중이 그 명의로 사원총회(종중총회) 결의를 거쳐 하거나 또는 그 구성원(종중원) 전원이 당사자가 되어 필수적 공동소송의 형태로 할 수 있을 뿐, 일부 종중원이 나서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고 보았다.(대판 2004다44971 등)그런데 종중원이 성인 남녀를 포함하고 전국에 흩어져 있어 전원이 빠짐없이 원고가 되어 소송을 제기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따라서 부득이 일부 종중원들이 종중을 상대로 종중총회결의 무효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후 책임있는 종중임원을 해임하고 새로운 임원으로 변경한 후 종중이 나서서 매수인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말소소송을 제기하거나, 승소가 어려워 말소가 불가능할 경우 매도를 주도한 임원들을 상대로 불법행위에 따른 매매대금 상당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는 수밖에 없다.아울러 일부 종중원들이 나서서 종중재산을 팔아버린 주모자인 종중임원들을 상대로 횡령죄로 형사고소하는 게 필요하다. 죄가 인정되면 금액이 크기 때문에 주모자가 구속될 수도 있어 고소만으로 매도한 종중재산을 되찾아 오는 등 해결될 여지가 크다.다만 처분한 대금을 개인적으로 착복하지 않고 종중의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면 횡령죄가 되지 않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서울고법 2011노762 판결)
주택임대인이 임대차기간 만료 전에 이미 집을 타인과 매매계약을 체결한 상태에서 실거주의사가 없으면서 마치 실거주할 것처럼 거짓말해 임차인의 갱신요구권을 거절하고 임차인을 내보낸 후에 실거주하지 않고 곧바로 집을 이전해버렸다면 이 경우에도 손해배상책임을 질까.그동안 대법원은 주택임차인의 갱신요구기간(임대차 계약 종료 6개월 전 ~종료 2개월 전) 내에는 임대인이 실거주 이유로 갱신거절할 수 있으므로 그 갱신요구기간 내 주택을 매수하고 이전등기해 임대인 지위를 승계한 양수인도 실거주 이유로 갱신거절 할 수 있다고 했다.갱신요구기간 내에도 집을 팔 수 있고 매수인이 갱신거절을 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2022년 12월1일 선고2021다266631 판결)그런데 이 사례처럼 주택임대인이 집을 타인에게 매매하는 계약까지 했으면서 이를 속이고 갱신요구기간 내에 자신이 실거주하겠다며 임차인을 내보낸 후 실제 실거주하지는 않고 곧바로 이전등기를 해준 경우에는 어떨까. 이렇게 임차인을 속이지 않고 실제 실거주하려고 내보냈다가 짧은 기간 실거주한 후 매매한 경우는 어떨까.서울중앙지법은 "임대인이 임대차계약 갱신거절 당시 실제 거주할 의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거주할 것이라는 사유로 갱신거절을 한 것은 '임대인은 임차인이 계약갱신을 요구할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 한다'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을 위반한 행위로 보기에 충분한 점 등을 종합해, 정당한 사유 없는 갱신거절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봤다.(2022년 12월14일 선고 2022가단5113218 판결)이 판례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실거주한다며 임차인을 내보낸 후 제3자에 '임대'한 경우만 배상사유로 규정한 의미를 '매도'한 경우에까지 확대해 불법행위를 인정한 점에서 의의가 있다.그렇다면 이미 주택에 대해 매매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실거주할 마음이 없이 갱신거절하고 임차인을 내보낸 후 '며칠이라도 실거주한 후' 이전등기를 했다면 어떨까. 이 경우 실거주요건은 충족되지만 미리 매매계약을 한 것 때문에 당초부터 실거주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추정되므로 역시 불법행위로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한편 임대인이 실거주하려는 마음으로 실거주하겠다며 임차인을 내보낸 후 단 며칠이라도 실거주한 후 갑작스레 매매할 사유가 생겨 매도한 경우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갱신거절이어서 배상책임을 지지 않는다.
주택재개발 조합 설립인가 후 1인의 토지 등 소유자로부터 정비구역 안에 소재한 토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권을 양수해 수인이 소유하게 된 경우 원칙적으로 그 전원이 1인의 조합원으로서 1인의 분양대상자 지위를 가진다는 대법원 판례가 나왔다.(2023년 2월23일 선고 2020두36724 판결)사례를 살펴보면 A씨는 주택재개발조합 정비사업 구역 내 부산 동래구 소재 집합건물 중 13세대를 소유하다가 조합설립인가 후 그중 12세대의 소유권을 12인에게 양도했다.양수인들이 별도분양신청을 했으나 조합이 A씨 등 13명이 1명의 대표조합원을 선임해 그를 통해 권리를 행사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각자 단독으로 분양신청을 했다는 이유로 모두 현금청산대상자로 정하는 내용의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하자 A씨 등이 조합을 상대로 관리처분계획취소소송을 제기했다.대법원은 먼저 도시정비법의 규정 내용과 취지, 체계 등을 근거로 들었다.도시정비법은 종래에는 '토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권과 지상권이 수인의 공유에 속하는 때'에만 조합원 자격을 제한했으므로 조합설립인가 후 세대분리나 토지 또는 건축물 소유권 등의 양수로 인해 조합원이 증가해 정비사업의 사업성이 저하되는 문제가 있었다.이에 2009년 개정된 도시정비법 제19조 및 제48조 제2항 제6호는 일정한 경우 수인의 토지 등 소유자에게 1인의 조합원 지위만 부여함과 동시에 분양대상자격도 제한해 투기세력 유입에 의한 정비사업의 사업성 저하를 방지하고 기존 조합원의 재산권을 보호하고 있는데, 이러한 법 취지 등을 대법원이 반영해 결론을 내린 것이다.대법원은 나아가 "A씨 등이 분양신청기간이 만료될 때까지 대표조합원을 선임하지 않은 채 각자 단독 명의로 분양신청을 하고, 그 신청서에 본인을 제외한 나머지의 성명을 기재하거나 그들의 신청서를 첨부하지도 아니한 것은 구 도시정비법 및 조합 정관 규정에 어긋나 적법한 분양신청으로 볼 수 없다. 분양신청기간 만료 후 이 사건 관리처분계획의 효력을 다투는 이 사건 소송 중 대표조합원을 선임했다고 해서 이와 달리 볼 수는 없으므로 A씨 등은 모두 현금청산대상자가 된다"며 같은 결론을 내린 원심대로 상고를 기각했다.반대해석으로 A씨 등이 1명의 대표조합원을 선정해 분양신청했거나, 각자 단독명의로 분양신청을 했더라도 신청서에 본인을 제외한 나머지의 성명을 기재하거나 그들의 신청서를 첨부했다면 그 전원이 1인의 조합원으로서 1인의 분양대상자 지위는 가질 수 있었는데, 그러지 않아 모두 현금청산자가 되고 만 것이다.
요즘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되면서 상대적으로 경매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경매시장 사이클을 살펴보면, 1998년 시작된 외환위기와 2008년 시작된 서브프라임 모지기 사태 당시 경매시장이 활성화됐다. 부동산 경기의 10년 주기설에 의하면 2018년쯤엔 부동산 경기가 꺾이고 경매시장이 활성화됐어야 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인한 재정완화정책으로 2년 정도 유예됐다가 이제야 하강 국면에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다시 돌아온 경매시장에서도 크게 돈 버는 물건은 따로 있기 마련이다. 바로 '유치권 신고된 물건'이다.부동산에 있어서 유치권이란 타인의 부동산을 점유한 자가 그 부동산에 관해 생긴 채권을 가지는 경우, 변제를 받을 때까지 그 부동산을 점유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유치권을 행사하는 채권은 대부분 공사대금 채권이다. 낙찰자가 그 채권을 해결해 주지 않으면 목적물을 사용할 수 없고, 유치권 신고된 물건은 잔금대출이 어렵다. 이 때문에 유치권이 신고된 물건은 몇 차례 유찰되는 게 보통이다.그러므로 유치권을 잘 분석해 깨뜨리면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까지 이익을 낼 수 있다. 중요한 노하우 몇 가지를 살펴보자.첫 번째는 유치권의 대항력을 깨뜨리는 것이다. 이 노하우만으로 유치권의 80~90%가 깨뜨려진다.경매기입등기 이후에 점유를 개시한 경우에는 압류의 처분금지효력에 반하므로 유치권으로 낙찰자에 대항할 수 없다. 이 대항력을 깨뜨리려면 집행관이 작성한 부동산현황조사서의 기재만 확인하면 된다.현황조사서에 유치권자의 점유가 나타나지 않으면 경매기입등기 이후에 점유를 개시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다음으로 유치권자가 주장하는 채권이 가짜임을 밝혀야 한다. 공사를 하지 않았는데도 공사한 것처럼 꾸미거나 공사대금을 부풀리는 경우가 많다. 인도명령, 인도소송, 유치권 부존재 확인소송 등을 제기, 공사도급관계, 공사비 지출증빙 등을 확인해야 깨뜨릴 수 있다.마지막으로 공사대금채권은 3년이라는 단기소멸시효에 걸린다. 공사대금채권으로 유치권을 행사해도 공사완료일로부터 3년이 지난 사실을 입증하면 채권이 소멸해 유치권도 없어지는 것이다. 물론 3년 이내에 판결을 받아뒀거나 가압류 등 시효중단 조치를 한 경우는 예외이다.그 외에도 상사유치권, 임차인의 유치권은 거의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 특히 건물이 신축 중인 토지만 경매가 나왔을 경우, 신축 중인 건물에 법정지상권이 성립되지 않으면 유치권도 인정되지 않는다는 법리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아파트 대세 하락기가 되니 소위 '깡통전세'가 급증하고 있다. 깡통전세로 인해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하게 된 임차인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최근 필자에게도 이러한 상담 요청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깡통전세란 주택담보대출금과 전세보증금을 합친 금액보다 주택매매가격이 더 낮아져 보증금 회수가 어려워지는 경우를 말한다. 금리 인상 등으로 집값이 급격히 하락한 이유가 크다. 하지만 보증금이 시세에 근접하는 전세를 안고 소액만 투자해 주택을 매수하는 '갭투자' 물건에 임차한 이유 또한 크다. 결국 주택가격이 조금만 하락해도 보증금을 회수하기 어려워지게 된다.이러한 깡통전세를 들었다가 기간이 되어 보증금을 달라고 하니 집주인이 돈이 없다고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보증금을 받을 수 있을까. 예를 들어 대출 없는 주택의 시세가 5억원 정도일 때 4억원에 임차했는데, 시세가 3억원으로 하락한 경우를 생각해 보자.먼저 집주인을 잘 설득해서 보증금 전액이 아니라 일부라도 받는 것이 현명하다.다음으로 집값과 보증금이 비슷하면 좀 손해를 보더라도 보증금으로 집을 매수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소송과 경매를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소송과 경매에 1~2년이 걸리므로 계속 거주하면서 보증금 회수를 시도해 볼 수 있다. 다만 임차인이 이사해야 할 사정이 있으면 임차권등기명령 신청을 해 임차권 등기를 확인하고 이사한 후 소송과 경매신청을 해도 된다.전입신고와 확정일자만 받은 임차인은 임차보증금반환소송을 내서 판결을 받은 후 강제경매신청을 할 수 있다. 전세권까지 설정한 임차인은 따로 판결받을 필요 없이 곧바로 경매신청이 가능하다.그러나 집값 하락기에는 경매신청을 해도 통상 시세의 70% 이하 가격에 낙찰되고, 위 사례에서는 하락한 시세 3억원을 기준으로 70%인 2억1천만원 이하까지 떨어질 수 있어 결국 보증금 중 상당액을 회수할 수 없게 된다. 물론 소송과 경매가 오래 걸리므로 그사이 집값이 다시 반등한다면 의외의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임차인이 직접 임차주택을 낙찰받는 방법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만약 2억원에 낙찰받았다면 현 시세보다 1억원 싸게 낙찰받는 것이다. 장기간 보유하다 보면 다시 시세가 높아져 최초 보증금은 회수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깡통전세에서 보증금을 확실하게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러니 깡통전세 예방 차원에서 부담이 되더라도 아예 월세를 들거나, 부득이 전세를 들더라도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가입해 두거나, 시세 대비 50~60% 이상의 전세는 피해야 안전하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의 2년간 계약갱신요구권을 인정하면서 갱신요구를 임대인이 거절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 중 하나로 '임대인의 실거주'를 규정하고 있다.(6조의3, 1항)그리고 임대인이 실거주한다며 임차인을 내보낸 후 정당한 사유 없이 제 3자에게 임대했다면 갱신 거절로 인해 임차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6조의3, 5항)그런데 임차인이 손해배상을 받으려면, '임대인이 갱신거절 의사를 밝힌 경우에도 임대인에게 갱신요구기간 내(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에 계약갱신요구를 해야 하는지 여부'에 관해 하급심 판례가 엇갈리고 있다. 향후 상급심에서 교통정리가 필요하다.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법은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명시적으로' 실거주한다며 갱신거절 의사를 밝힌 후 임차인을 내보낸 뒤 다른 임차인과 계약한 사건에서 "임대인이 구체적인 사유를 들어 먼저 계약갱신을 거절할 것임을 확실하게 밝힌 상황에서 임차인에게 계약 갱신요구권을 행사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주택임대차법 제6조의3 제5항에 따라 손해배상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2022가소1067836 판결)최근 의정부지법은 "임대인이 실거주 목적으로 기존 임차인에게 계약갱신 거절을 통보해 놓고 이후 다른 임차인과 새 임대차 계약을 맺어도 기존 임차인이 계약갱신 요구 자체를 하지 않았다면 임차인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에 따라 임대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는 없다"는 상반된 판결을 내놨다.(2023년 2월16일 선고 2021나223406 판결)다만 위 법원은 "임대인이 사전에 명백하게 계약갱신 거절 의사를 밝혀 임차인이 계약갱신 요구를 따로 하지 않게 된 것이라면 이는 임대인의 별도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민법 제750조에 따라 배상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단했다.결론적으로 의정부지법 판결도 '임대인이 사전에 명백하게 갱신거절 의사를 밝힌 경우'에는 민법 750조의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했다. 임차인을 보호하는 결과에 있어서는 서울중앙지법 판결과 같은 입장인 셈이다.다만 '임대인의 명백한 갱신거절'에 대한 판단이 어려우므로 임차인이라면 무조건 기간 내에 갱신요구를 해놓는 게 바람직하다.
민법은 남의 땅을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부동산을 점유하는 자는 등기함으로써 그 소유권을 취득한다는 점유취득시효를 인정하고 있다.(245조 1항) 개인이 아닌 서울시 등 지자체나 국가도 개인과 마찬가지로 타인의 땅을 20년 이상 소유의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점유한 경우에도 국가나 지자체가 그 땅을 시효취득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한 법리이다.그런데, 시효취득의 요건으로서 '소유의사'가 있는지 여부와 관련해, 국가 등이 소유권을 취득한 절차와 관련한 서류를 제출할 수 없을 때에도 민법 197조 1항의 자주점유추정 규정에 의해 소유의 의사에 의한 점유, 즉 자주점유로 추정되어 시효취득을 할 수 있을까.최근 대법원은 서울시가 개인 소유 토지를 초등학교 부지 중 일부로 점유하면서 취득시효 완성을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한 사건에서, 서울시의 손을 들어줬다.(2023년 2월2일 선고 2021다263496(본소) 2021다263502(반소) 판결)대법원은 먼저 "부동산 점유권원의 성질이 분명하지 않을 때에는 민법 제197조 제1항에 의해 점유자는 소유의 의사로 선의, 평온 및 공연하게 점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것이며, 이러한 추정은 지적공부 등의 관리 주체인 국가나 지자체(이하 '국가 등')가 점유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라고 전제했다.그리고 "비록 서울시가 이 사건 구 토지의 소유권 취득절차에 관한 서류를 충분히 제출하지 못하고 있더라도, 서울시가 위 토지를 점유하게 된 경위나 점유 용도, 위 토지와 함께 초등학교 부지로 사용되고 있는 다른 토지의 처분관계, 위 토지가 초등학교 부지로 사용된 이후 소유자와 상속인들이 초등학교 소속단체나 서울시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지료를 청구하는 등 소유권을 주장한 사정은 없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위 토지에 대한 서울시의 점유가 무단점유라거나, 자주점유의 추정이 깨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봤다. 이에 상반된 판결을 내린 원심을 파기환송했다.결국 이 판례는 "여러 가지 사정을 감안할 때 국가 등이 점유 개시 당시 공공용 재산의 취득 절차를 거쳐서 소유권을 적법하게 취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경우에는 국가 등의 자주점유의 추정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다.(대판 2010다33866, 2010다94731, 94748 판결 등)
재건축·재개발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조합장이 반대파나 용역업체 등으로부터 민형사 소송을 당해 변호사수임료 등 제반 소송비용을 조합비로 부담했다가 횡령죄 등으로 처벌되는 사례가 적잖다.여기서 조합장이 형사처벌을 받지 않으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소송비용 지출에 이사회 및 대의원회 승인만 받으면 문제가 없을까.대법원은 이에 관해 기준을 정하고 있다.(2006년 10월26일 선고, 2004도6280 판결) 즉 "원칙적으로 단체의 비용으로 지출할 수 있는 변호사 선임료는 단체 자체가 소송당사자가 된 경우에 한하므로 단체의 대표자 개인이 당사자가 된 민형사 사건의 변호사 비용은 단체의 비용으로 지출할 수 없다"라고 보았다.그러나 "예외적으로 당해 법적 분쟁이 단체와 업무적인 관련이 깊고 당시의 제반 사정에 비춰 단체 이익을 위하여 소송을 수행하거나 고소에 대응해야 할 특별한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 한해 단체의 비용으로 변호사 선임료를 지출할 수 있다"라고 기준을 정하고 있다.대법원은 이 같은 기준에 근거해 조합장이 자신의 명예를 훼손한 지방 일간지를 상대로 개인 명의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하면서 조합비로 소송비용을 지출한 것 때문에 기소된 사안에서, 조합장 개인이 소송 주체가 된 것으로 조합을 위해 조합의 비용으로 그 소송을 수행해야 할 특별한 필요성도 찾아볼 수 없으므로 업무상배임죄 및 업무상횡령죄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이 타당하다고 판결했다.또한 재건축조합장이 업무대행사로부터 금전을 갈취하려 하다가 공갈죄로 고소당하자 조합 명의로 은행에 보관 중이던 조합비로 소송비용을 지출한 것은 조합장으로서의 적법한 업무 집행에 관련된 게 아니라 조합장 개인의 위법행위에 관한 것일 뿐이고, 그러한 개인적 비리와 관련해 조합장이 구속됨으로써 재건축조합의 업무 수행에 지장이 초래된다 해도 이는 그 개인에 대한 적법한 법 집행으로 인해 재건축조합이 입는 반사적인 불이익에 지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업무상횡령죄에 해당한다면서, 이를 부정한 원심이 잘못 판단했다고 보았다.나아가 변호사 선임료 지출에 이사 및 대의원회의 승인을 받았다 해도 조합의 업무 집행과 무관한 개인에 대한 고소 사건을 위해 변호사 선임료를 지출하는 게 위법이라는 이유로 여전히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보았다. 결국 직접 조합을 상대로 하는 소송에 한해 조합비를 소송비로 지출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고, 조합장 개인을 상대로 한 소송은 조합사업 내지 업무와 깊은 연관이 있어 실질적으로 조합이 대처해야 할 사건에 한해 조합비를 지출해도 된다는 결론이다.
요즘 부동산 가격 대세하락기에 접어들자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한 매수인이 잔금 기일이 지나도록 잔금을 지급하지 않아 매매계약이 해제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특히 아파트나 상가건설 분양을 위해 지주들과 매매계약을 체결한 시행사들이 분양시장 급랭과 PF 중단 등으로 잔금을 지급하지 못하거나 지급을 미루면서 지주들과 사이에 계약해제 등의 분쟁이 빈발하고 있는 것이다.그런데 일반상식으로는 매수인이 잔금기일에 잔금을 지급하지 못하면 곧바로 계약이 해제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법리상 계약해제가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대법원은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쌍무계약에 있어서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계약해제권이 발생하려면 계약을 해제하려고 하는 당사자는 쌍방채무의 이행기일에 자기채무의 이행제공을 해 상대방을 이행지체에 빠지게 함으로써 해제권을 취득한다"라고 판결했다.(대판 79다553, 대판 82다340, 82다카796 등)즉, 부동산 매매계약은 매수인의 대급지급의무와 매도인의 목적물이전의무가 대가적인 관계에 있다고 해서 쌍무(雙務)계약이라고 한다. 서로 동시에 이행해야 할 관계에 있기 때문에 매수인이 잔금기일에 이행하지 못했다고 바로 해제되는 게 아니라, 매도인도 잔금기일까지 소유권 이전서류의 제공 등이라는 이행의 제공을 완료해야 한다.문제는 매도인이 잔금기일까지 이행제공이 어렵다는 점이다. 먼저 소유권이전서류로 등기필증(등기권리증), 매도용 인감증명서, 주민등록초본, 인감도장, 주민등록증, 부동산 거래 신고 필증 등이 있는데, 이 서류 등은 준비가 어렵지 않다.그러나 매매계약서에 매도인이 잔금기일까지 목적 부동산에 설정된 각종 제한권리(근저당권, 가압류, 압류 등)를 말소하고, 임차인 등 점유자의 명도를 완료할 의무가 기재되어 있는데, 이러한 제한권리 말소와 명도완료는 매우 어렵다. 잔금을 받아야 대출을 갚고, 세입자 보증금을 주고 내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매도인 본인의 명도는 잔금 후 일정 기간 내에 하는 것으로 약정하는 경우가 많다.물론 매매부동산의 권리관계가 깨끗하고 명도가 필요 없다면 위 소유권이전서류만 제공하면 될 것이지만, 통상 건물에 세입자가 있고, 대출로 인한 근저당권 등이 설정되어 있기 마련이다.아무튼 제한권리가 설정돼 있거나 세입자가 있다면 매수인이 잔금기일을 도과한 것만으로는 계약해제를 할 수 없다. 소유권이전서류 제공에다가 제한권리 말소, 명도완료까지 이뤄져야 해제가 가능한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주택재개발조합의 대의원 궐위로 대의원 최소 정족수에 미달한 상황에서 대의원회가 총회의 권한을 대행해 적법한 결의를 할 수 없고, 임기 중 궐위된 대의원 보궐선임도 할 수 없으며, 이 경우 대의원 보궐선임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총회의 결의를 통해 할 수 있을 뿐이라는 대법원 판례가 나와 주목된다.(2023년 1월12일 선고 2018다275307(본소), 2018다275314(반소) 판결)지금까지 같은 취지로 법제처 유권해석, 하급심 판결, 대법원 심리불속행 판결이 나온 바 있지만, 이번에 대법원이 명시적으로 판단해 주목된다.법제처와 하급심은 대체로 "총회의 권한대행기관으로 대표성을 확보하도록 하는 대의원회의 의의 및 취지에 비춰 법정 대의원의 최소 인원수를 규정한 도시정비법 제25조 제2항은 강행규정이다. 법정 대의원 수에 미달하는 위 대의원회에서 대의원을 보궐선임한 의결은 중대한 하자가 있어 무효이고, 이 경우 원칙으로 돌아가 총회결의를 거쳐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하고, 판결해 왔다.(법제처 2015년 2월12일 회신 15-0006, 서울중앙지법 2014가합20863 판결, 서울고법 2015라20409 결정 등)대법원도 위 하급심과 같은 취지로 심리불속행기각을 한 바 있다.(2012다15824 판결)그런데 이번에 나온 대법원 판결 이유를 보면 먼저 "도시정비법에 '대의원의 선임 및 해임에 관한 사항은 총회 의결을 거쳐야 하고,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임기 중 궐위된 대의원을 보궐선임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의원회가 대행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34조 1항 2호, 35조 2호), 정관에는 "대의원은 총회에서 선출한다. 다만 궐위된 대의원의 보선은 대의원 5인 이상의 추천을 받아 대의원회에서 선출한다"(24조 4항)라고 규정된 점을 전제했다.그리고 "관련 규정 및 정관 내용 등을 종합하면, 대의원회는 총회 의결사항 중 일정한 사항에 대해 총회를 대신해 결의할 수 있는 대표기관이자 권한대행기관이며, 관계 법령은 이러한 대의원회의 대표성을 확보·강화하기 위해 대의원의 최소 인원수를 정하고 그 대의원의 선임 및 해임에 관해 총회 의결을 거치도록 정한 것임을 알 수 있다"고 판단했다.결론적으로 "최소 인원수에 미치지 못하는 대의원으로 구성된 대의원회는 총회의 권한을 대행해 적법한 결의를 할 수 없고, 이는 임기 중 궐위된 대의원의 보궐선임도 마찬가지다. 이 경우 법정 최소 인원수에 미달하는 대의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총회 결의를 통해 선임할 수 있을 뿐"이라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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